올 상반기 1289업체 가맹 등록 취소
노티드·요아정·타이거슈가 등 포함
올해 상반기 노티드와 요아정 등 한때 트렌드를 이끌며 공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던 메가 브랜드가 줄줄이 가맹 사업을 접었다. 코로나19 시기 전후로 큰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가 소비자 입맛 변화를 겪으며 외형 확장보다는 사업성을 고려해 전략 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 등록한 정보공개서를 철회하며 가맹 사업 등록을 취소한 업체는 1289개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한 수준이다. 가맹 사업을 신규 등록한 업체는 677개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9% 감소했다.
정보공개서 등록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다. 등록 취소는 사실상 가맹사업 중단, 신규 등록은 가맹사업 진출을 의미한다. 가맹 등록 취소와 신규 등록 업체 업종을 보면 80% 이상이 외식업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공정위에 등록한 가맹본부 수는 9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가맹본부 수는 지난해 8758개로 집계된다. 가맹본부 수는 집계를 시작한 2017년 4736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5835개를 거쳐 2021년 7766개, 2022년 8369개, 2024년 9114개로 빠르게 증가했다. 매해 꾸준히 늘어왔으나 지난해 전년 대비 3.9% 줄어들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보다 등록 취소 업체는 늘고, 신규 등록 업체는 줄어든 것이다.
특히 상반기 중 한때 디저트 열풍을 일으키며 시장을 뒤흔들었던 업체들이 가맹 등록을 취소하고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도넛 오픈런 열풍을 주도했던 카페 노티드가 지난 4월 가맹 등록을 자진 취소했다. 지난 5월에는 요아정의 요거트아이스크림의 정석이 가맹 등록 자진 취소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코로나19 직전 밀크티 열풍을 이끌었던 대만 버블티 브랜드 타이거슈가도 가맹사업을 취소했다.
2017년 출범한 프리미엄 도넛 브랜드 노티드는 입소문을 타고 2024년 매장이 40여개까지 확장한 바 있다. 이 시기 가맹 등록을 한 뒤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했으나 별도로 가맹 점포를 출점하지는 않고 검토만 한 뒤 직영 체제로 다시 전환했다. 노티드 관계자는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맹 등록을 진행했으나 추진 과정에서 정비할 부분도 있고 사업성 측면에서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설립 이후 배달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요거트 디저트 브랜드 요아정은 배달 전문 매장의 성장이 다소 어렵다고 판단해 카페형에 집중하고 있다. 요아정은 배달 전문 매장으로 성장해 180여개 매장을 운영하던 중 2024년 가맹본부 운영사가 변경되면서 이후 카페형으로 매장을 출점해 지난달 기준 660여개까지 확장했다. 이에 따라 카페형 가맹 브랜드인 카페 요아정은 등록을 유지하고 배달형 브랜드인 요거트아이스크림의 정석은 등록을 취소했다. 요아정은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카페 요아정 창업 안내만 하고 있다.
요아정 관계자는 "수수료 등 배달 플랫폼 비용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 우려가 컸던 상황"이라며 "카페 요아정에서도 배달을 하고 있으나 매장 운영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국내 사업을 시작한 타이거슈가는 2020년 전국에 50여개의 매장을 운영했으나 디저트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 흑당 음료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접게 됐다. 타이거슈가는 현재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 의정부 등 3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이 외식 사업 전략을 수정하면서 보유 브랜드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이랜드이츠는 지난 5월 아시안 푸드 브랜드인 아시아문과 이탈리안 브랜드인 리미니 가맹 등록을 자진 취소했다. 리미니는 현재 총 30여개 매장 중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직영으로 운영되고, 아시아문은 현재 1개 매장이 운영 중이며 해당 매장은 가맹점으로 파악됐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가맹 확대보다는 직영 레스토랑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브랜드별 시장성과 운영 효율을 고려해 외식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의 모태로 창립 45주년을 맞은 올가홀푸드도 지난 5월 가맹사업 등록을 자진 취소하면서 오프라인 가맹사업을 접었다. 풀무원 측은 "최근 유통 환경 변화와 오프라인 가맹 사업 여건 등을 고려해 최근 가맹점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왔다"며 "향후 단계적으로 외부 채널과 온라인 사업 확대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재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사업이 크게 흔들리며 가맹 등록을 취소하는 업체도 있었다.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뒤 자금난을 겪다가 2024년 12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내 사업은 지난달부터 새 가맹본부인 PH코리아 체제로 다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피자헛은 PH코리아 이름으로 지난 4월 다시 가맹 등록을 진행했고 기존 등록돼 있던 가맹 정보는 한 달 뒤인 5월 취소했다.
꼬막비빔밥 열풍을 일으켰던 연안식당과 가성비 좋은 갈매기살 메뉴로 인기를 끌었던 신마포갈매기 등 선샤인푸드(옛 디딤이앤에프) 브랜드도 지난 5월 다수 자진 가맹 등록 취소했다. 선샤인푸드는 코로나19 이후 외식 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를 겪었고, 최대주주 변경 이후 재무 상황이 악화해 지난 5월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됐다.
한편, 직영점 중심의 사업 방식으로는 외형 성장에 한계를 느낀 닥터로빈과 파파이스는 가맹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2월 가맹 신규 등록을 한 닥터로빈은 등록 4개월 만인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점을 가맹 1호점으로 오픈했다. 국내 주점 프랜차이즈 역전할머니맥주를 운영하는 역전에프앤씨도 지난 5월 식사형 요리주점 할맥레드를 신규 가맹 등록하고, 서울 여의도와 사당 등에 2개 지점을 출점했으며, 대학로 돈카츠 맛집으로 소문난 정돈은 사업 시작 11년 만인 지난 3월 신규 가맹 등록을 한 뒤 지난달 첫 가맹점을 오픈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외식 업계가 프랜차이즈 사업 전략 변화를 모색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소비자 입맛과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이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출처 : 격전의 프랜차이즈 시장…상반기 줄줄이 가맹사업 철수 ㅣ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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