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 무덤 된 카페 ◆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는 뉴욕 최대 번화가 타임스스퀘어를 축소해 놓은 것 같은 대형 카페 메인 스트리트가 있다. 지상 1~4층짜리 건물 전체가 매장으로, 연면적이 2880㎡(약 872평)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도서관처럼 꾸며진 라이브러리, 1960·1970년대 뉴욕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팝 스트리트 등 여러 콘셉트로 매장 곳곳에 뉴욕의 과거와 현대 모습을 녹여놨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안 좋은데도 방문객이 많아 월 매출 4억원대를 올린다.
경기 부진과 원가 부담에 따른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카페들이 속출하는 상황에도 승승장구하는 카페들이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중에서는 투썸플레이스가 대표적이다. 투썸은 케이크·디저트 맛집을 목표로 정하고, 자체 공장을 설립해 케이크도 직접 생산한다. 투썸은 케이크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로 5000억원까지 기대하고 있다.
카페는 자영업자들의 단골 창업 아이템인 만큼 매년 우후죽순 늘어나지만 동시에 수많은 카페가 폐업에 내몰린다.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개별 창업 카페의 줄폐업은 경기, 고용과도 직결된다. 프랜차이즈 간에도 저가, 고가만 살아남는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예고된 실패를 줄이는 창업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상권 분석과 함께 인테리어, 메뉴, 카페가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 등 차별화 무기가 필수조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황윤민 무월에프앤비 대표는 "커피 맛이 상향 평준화됐다. 맛이 평준화되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최근 몇 년 새 저가 커피전문점이 급증했다"며 "차별화 전략이 없으면 카페를 내면 안 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식업 중 차별화가 가장 힘든 업종이 카페인데, 단순히 커피숍이 없다는 이유로 해당 지역에 매장을 내면 폐업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는 "커피는 하루에 10잔도 마실 수 있는 몇 안 되는 음식이기 때문에 커피전문점이 급증한 것"이라며 "카페를 창업할 때 타깃 고객·메뉴를 분명하게 정하고 콘셉트도 차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수요가 많은 아메리카노 판매 중심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유동인구가 적은 곳은 특화 메뉴가 있거나 매장 인테리어 등 공간 자체가 특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인 이진석 지나인에셋 대표는 "오피스 상권에 커피전문점을 내는 게 안전하다"며 "지하철역 2개가 교차하는 더블 역세권에 테이크아웃(배달) 중심으로 경영해야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출처 : 저가 커피 아니면 고급 카페만 북적 … 프랜차이즈도 양극화 극심 ㅣ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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