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 없어지는 배달앱 2.0 시대 개막 초읽기
위기 초래 vs 새로운 기회…업주마다 온도차 확연
쿠팡이츠 추격 속 서비스 경쟁력 확보 위한 승부수
배달의민족 라이더. [사진=우아한청년들]
배달의민족(배민)이 연달아 내놓은 서비스·요금제 개편을 두고 업주들 간 온도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더 큰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광고비 대신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쿠팡이츠의 추격을 따돌리고 초격차 1위 지위를 유지하려는 배민의 승부수가 통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오는 4월부터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울트라콜을 종료한다. 울트라콜은 월 최소 8만원(부가세별도)을 내면 업주가 원하는 특정지역의 고객들에게 자신의 가게를 노출시키고 음식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정액제 광고상품이다. 깃발꽂기로 불렸다.
업주단체는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정치권도 가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형국이다. 지난달 20일에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및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공플사),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등이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본사를 방문해 기자회견 및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어 24일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관련 단체와 우아한형제들을 찾았다.
업주단체는 “최근 배민이 발표한 요금제 개편으로 자영업자가 더 큰 수수료 부담 위기에 몰렸다”며 “배민은 사회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플사는 지난달 말일까지 회사 앞에 천막을 세우고 농성을 벌였다.
외식업 현장에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기존 울트라콜이나 가게배달 비중이 높았던 지방에서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 업주는 “단가가 낮으니 오히려 정률제가 이득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울트라콜로 나가는 월비용만 수십만원인데도 사실 광고 효용은 의문이었는데 깃발로 쓰던 비용을 수수료 낮은 포장주문 수 확대에 투자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은 주문이 발생하는 지역이 한정적이라 한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깃발꽂기 경쟁이 심한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울트라콜 폐지 등에 맞춰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주문이 더 많은 쪽으로 배달주문 창구 일원화, 수수료가 낮은 가게배달로 전환 등 좀 더 각 업체들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업주들이 요금제 개편 후 배달장사 전략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거나 기존 광고상품 종료로 발생하는 비용절감 또는 다른 서비스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언급하는 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배달의민족 앱 아이콘. [이미지=우아한형제들]
배민은 대다수의 업주에게 좀 더 도움이 되거나 합리적인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편했다는 입장이다. 배민 관계자는 “이번 울트라콜 종료는 이미 자체배달, 정률제 위주로 체질이 바뀐 배달앱 시장에서 업주나 고객에게 더 이상 비용만큼의 효용을 충분히 주지 못하는 상품·서비스 구조를 개편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배민의 개편에 대해 쿠팡이츠의 추격에 위기감을 느끼고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배수진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이츠의 배달앱 진출 이후 배달앱이 주문중개부터 배달까지 책임지는 자체배달(OD)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가게배달 울트라콜의 광고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동일 가게 중복노출 문제로 인한 고객 및 업주 불편, 비효율 문제 역시 배민의 고질병이었다.
더욱이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배달앱 2위에 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월간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배달앱 1위인 배민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 1월 배민은 결제추정액이 93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하며 1조원대가 무너졌다. 반면 쿠팡이츠는 전년(2700억원)보다 113.3% 신장한 5759억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배달 100% 구조에 정률요금제 하나만을 채택하는 쿠팡이츠에 비해 배민은 상품 및 서비스나 요금제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비효율이 축적되고 빠른 서비스 경쟁력 확대에도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ksh333@shinailbo.co.kr
출처 : 신아일보(http://www.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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