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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따님 글 보고 왔어요"...SNS 효녀 지도 식당에 갔다가 생긴 일 조회수 10

123일간의 탄핵 운동을 거치면서 MZ세대 여성 사이에는 뭔가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 응원봉을 들고 여의도 광장에 나오면서부터, 뭔가를 실행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이번엔 국가도, 기관도 아닌 SNS에서 자체적으로 자영업자 살리기 운동을 일으켰다. 얼마 전 유행한 트위터(현 X) 효녀 지도 얘기다. 소상공인 부모님을 둔 딸의 트위터 게시물이 시초였다(관련 기사: "맛 보장" 정부 대신 내란 불황 해결 나선 자영업자 자녀들 https://omn.kr/2cu7h ).


어머니가 10년 가까이 백반집을 하고 계신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하루 일당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혹시 기회가 되면 한번 와주시길 바라는 자녀의 간곡한 부탁이었다. 이 글을 전국 각지의 딸들이 리트윗으로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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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으로 가게에 방문한 유저들은 단순한 식사에 그치지 않고 즉시 사진을 찍어 리뷰에 남기고, 주변 지인에게 공유하는 등 콘텐츠를 재생산했다. 이날 이후 백반집의 매출이 2배 가까이 올랐다.


트위터의 파급력에 놀란 딸은 감사의 의미로 자기와 같은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 딸들의 업체 홍보 글들을 끌어올렸다. 이 릴레이 운동의 결과, 천 여 개가 넘는 소상공인 업체 정보를 담은 트위터 효녀 지도들이 완성됐다(딸들이 시작이었지만 아들들도 동참했다). 지도는 카카오맵과 네이버지도 트위터에서 보고 왔어요(링크) 등 다양한 종류로 만들어졌다).


"트위터에서 보고 왔어요"... 우후죽순 생겨난 전국 맛집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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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주말에 효녀 지도 리스트에 있는 동네 음식점 한 곳을 다녀왔다. 마침 늘 똑같은 배달 전문점과 프랜차이즈 식사에 매너리즘을 느끼던 차였다. 지도를 보고 찾아가보니, 집 근처에 있으면서도 그간 한 번도 와보지 않은 골목길에 식당이 있었다.


왠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만약 날 소개하면 뭐라고 해야 하나. 친구네 가게도 아니고, 방송에서 본 것도 아니고. 밥 한 끼 먹으러 온 손님일 뿐인데, 괜히 긴장된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혼자 TV를 보고 계시던 사장님이 헐레벌떡 일어난다. 서너 테이블 있는 정갈하고 깨끗한 음식점. 아직 손님은 없다. 동태튀김과 지리탕 하나를 시켰다. 같이 온 친구와 작게 대화를 나누자, 이윽고 나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손님들이 들어온다. 혹시 하는 눈치로 그들을 슬쩍 바라본다. 서로 살짝 눈이 마주치지만 말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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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많은 골목길, 별안간 이 작은 가게는 젊은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금방 나온 지리탕을 한 입 먹는다.


"와, 진짜 시원하다. 이제 속초까지 안 가도 되겠다."


마음속 우러나온 감탄사를 참지 않고 입 밖에 꺼낸다. 내심 사장님의 귀에 들리길 바란다. 일어나서 계산 후 용기 내어 입을 연다.


"실은 따님이 올린 홍보글 보고 왔어요."


말 안 하고 그냥 지나가도 될 일이었지만, 자녀가 부모님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려드리고 싶었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미소를 보이신다. 순간 사장님의 얼굴에서 학부모의 기쁨이 보인다.


어쩔 줄 몰라 하시는 몸짓에 순간 우리 부모님이 겹쳐 보인다. 부모에게는 자녀 칭찬이 최고라는 말이 이제야 실로 와 닿는다. 우리 엄마아빠도 누군가에게 내 얘기를 들었을 때 이런 반응을 보였을까. 맑고 칼칼한 지리탕을 먹어서인지, 사장님께 뜻하지 않은 감사 인사를 받아서인지 양 볼이 따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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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나온 김에 배달로만 시켜봤던 수제 애견 간식 가게를 들른다. 직접 와본 적은 처음이라 몰랐는데 가게가 상당히 조그맣다. 우리 엄마 또래의 1인 사장님이 하는 곳이었다. 계산대 너머로 손수 깐 고구마와 말린 단호박 등이 보인다. 우리 강아지가 특히 좋아하던 간식 6봉지를 산다.


갑자기 사장님이 "강아지가 고구마 좋아해요?"라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자 호일에 싼 고구마 하나를 봉투에 넣어주신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덤이다. 방금 효녀 식당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입을 연다.


"사실 몇 번 배달 주문은 시켰었는데요. 강아지가 너무 잘 먹어서 직접 와봤어요."


실시간으로 칭찬을 들은 사장님의 어깨가 올라가신다. 물론 온라인 리뷰도 힘이 되지만, 이렇게 얼굴을 마주 하고 듣는 칭찬보다 기분 좋은 것은 없다. 도톰한 고구마까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나오는 길,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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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흔해진 요즘... 누군가의 가족들이 골목길을 지키고 있다


이상하게 오늘은 돈을 썼는데, 쓴 것 보다 더 기분이 좋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는 흔히 하던 대화의 풍경이었다.


어느 순간 자영업자와 손님 사이에는 벽이 하나 생겼던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은 검증이 안 된 곳일까 두려워서 프랜차이즈를 가고, 오래된 소상공인들은 SNS에 홍보하는 법을 몰라 새로운 유입층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어릴 적엔 엄마아빠 손이라도 잡고 옛 골목을 따라 식당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혼자 밥 먹는 일이 많아지면서 그럴 기회도 줄었다. 게다가 요즘엔 배달 음식을 집에서 시켜먹는 게 거의 매일의 일상이 되면서, 사장님들 얼굴을 직접 볼 일은 더더욱 줄어들었다.


이 시기에 등장한 트위터 효녀 지도는 우리가 잊고 있던 당연한 사실을 알려줬다. 요즘 같은 불황의 시기 골목길 작은 음식점 하나하나에는 지금도 불이 켜져 있고, 그 안에는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빠, 가족일 자영업자들이 그곳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랜선 효녀들은, 제법 높아 보였던 오프라인의 장벽을 자연스럽게 뛰어넘은 것 같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없지는 않다. 특정 주도자나 관리자가 없다 보니 전문적인 바이럴 업체의 침투나 정보의 왜곡을 막기 쉽지 않다. 또한 처음엔 선한 의도로 시작한 운동이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효녀 지도를 만든 편집자들도 이를 감안했는지, 지도 설명에 모든 업체가 무조건 좋은 가게라 보장할 수는 없으니 사전에 가게 정보를 충분히 찾아보고 방문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현상은 주목할 만한 점이 많다. 미국 경제학자 제러미 러프킨은 책 <노동의 종말>에서 산업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들면 복지의 빈 공간을 메우는 건 국가보다도 시민의 자발적인 봉사일 것이라 말했다. 정부보다 시민이 만든 비영리단체가 더욱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이것을 제3부문의 강화라 불렀다.


어쩌면 AI의 등장과 급속화 속에서 많은 이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지금, 이 낙폭에 대응하는 것은 MZ세대 여성들이 보여준 소시민을 향한 신속하고 자발적인 움직임일지도 모른다. 자영업을 살리자는, 우리가 모이면 할 수 있다는 움직임.


부모님에게 "우리 딸이 언제 이렇게 컸나"라는 말을 종종 듣는 요즘이다. 그것은 비단 우리가 신체적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만이 아닌, 어른들이 상상하지 못한 형태로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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