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산 닭 수입 금지 여파
“40마리 발주하면 14마리 공급”
공급난 장기화 우려
치킨
브라질산 닭의 수입금지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매출이 줄어들까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국내 조류독감으로 지난 2월부터 공급 불안을 겪는 매장 점주들은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걱정했다.
경기도에서 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A씨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순살 메뉴를 찾는 손님들이 많은데 순살치킨은 안 된다고 하면 테이블에 앉았다가도 나가버린다”면서 “평소 월매출이 3000만원 정도 나왔는데 지난달에는 20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 프랜차이즈는 지난달 말부터 조류 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으로 순살치킨에 사용되는 닭고기 등의 재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내용을 점주들에게 공지했다. 점주 B씨는 “40마리를 발주하면 14마리만 들어온다”라며 “오후 9시가 되기 전에 순살 물량이 동나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전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점주 C씨는 “순살제품이나 다리, 날개 제품 같은 경우 10개를 주문하면 8~9개만 들어오는 식이라 빠듯하다”면서 “마감을 1시간 정도 당기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살치킨 안 된다니까 손님들 그냥 나가요”···시름 깊어지는 프랜차이즈 점주들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에 대한 우려로 브라질산 닭 수입이 금지되자 공급난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온다. 당초 업계에서는 6월 말쯤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본사에 언제부터 수급이 정상화되냐고 물어도 상황이 길어질 거 같다는 답변만 해서 답답하다”고 했다.
점주가 본사로부터 닭 공급을 받지 못하더라도 점주 입장에선 다른 선택지가 없다. 닭고기는 통상 필수품목(구입강제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본사에서만 사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점주들은 공급난이 심해지자 자구책으로 최근 본사에 닭과 염지제를 임시로 다른 업체에서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본사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료가 없어서 매출이 줄어도 마땅히 대응책이 없는 셈이다.
A씨는 “점주들에게 본사에서만 사도록 의무를 부여했으면, 제대로 공급해야 할 책임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전염병 등 천재지변에 의해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본사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면서 “제한된 물량을 일부 점주들에게 부당하게 몰아줬다는 점이 확인되면 불공정행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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