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열풍에 가볍게 즐기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무알콜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주세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유흥시설에서도 무알콜 맥주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이를 판매하는 식당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논알콜 맥주 브랜드인 카스 0.0과 카스 레몬 스퀴즈 0.0의 입점 식당 수는 지난해 6월 1만 2000개에서 지난 5월 5만 400개로, 1년여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저녁 모임에서도 무알콜·논알콜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지난해 주세법 개정에 따라 알코올 도수 1도 미만 제품도 식당과 유흥시설에서의 유통이 가능해지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기존에는 논알콜 맥주의 경우 주류로 분류되지 않아 마트나 온라인몰에서만 유통이 가능했다.
맥주 업계는 논알콜 맥주를 성장 정체의 돌파구로 삼는 모습이다. 기존 맥주 수요뿐 아니라 사이다·콜라 등 탄산음료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어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전반적인 주류 소비가 줄고 있는 가운데 논알콜 맥주 입점 식당 수가 단기간내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관련 수요가 많다는 것”이라며 “소비자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류 시장의 성장은 정체되고 있지만 무알콜·논알콜 맥주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논알콜 맥주시장 규모는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2년 만에 55.2% 성장했다. 2027년에는 946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무알콜·논알콜 맥주가 사실상 맥주맛 음료기 때문에 주류뿐 아니라 음료 소비자층까지 흡수하며 저변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회식이나 사적인 모임에서 맥주를 가볍게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데다 운전이나 건강을 이유로 음주를 피해야 하는 소비자들이 무알콜·논알콜 맥주를 대안으로 삼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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