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추 비싸지더니 결국 난리…미국서 항공 공수도
햄버거·샐러드 등에 폭넓게 쓰이는 양상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자재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산 출하가 본격화해야 하는 시기에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급식업체 등에서 문제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유통업계에서는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단 전망이 나온다.
17일 팜에어·한경 가격지수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14일 양상추 거래가격은 1kg당 5925원으로 한 달 만에 68.1% 급등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양상추 가격은 10월까지 3000원대에서 거래되다가 11월 들어 급등하기 시작, 지난 7일에는 5991원까지 치솟았다.
11월 양상추 가격 폭등은 흔치 않은 일이다. 통상 10~11월에는 경남 의령·하동, 전남 광양 등 남부지방에서 양상추가 출하된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추석 전후로 내린 전국 폭우로 남부지방 산지가 피해를 입었다. 양상추가 물러지고 제대로 영글지 못해 품질도 떨어졌다. 수입도 쉽지 않다. 10~11월엔 중국산이 확 줄어든다. 중국산 양상추는 내몽골 등 중국 북부지방에서 생산해 7~9월 한국에 주로 수입된다. 그동안 10~11월엔 한국 생산량이 늘어 수입 유인이 적었기 때문에 당장 수입할 물량도 준비되지 않았다.
절대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품질이 좋은 양상추는 10kg 한 박스에 7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거래가이뤄지고 있다. 지난 14일엔 미국에서 항공 운송을 통해 긴급 수입한 양상추가 가락동 경매시장에 풀렸는데 8kg 한 박스에 7만4500원까지 낙찰됐다. 이날 양상추 거래량은 64t으로 최근 1년 평균 거래량 대비 44.6% 감소했다.
유통업계는 비상이다. 롯데리아는 최근 양상추 가격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일부 매장서 양배추를 혼용하기 시작했다.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는 양상추를 시장가에 맞춰 공급하겠다고 납품업체들에 통보했다. 대기업 유통사 바이어들은 직접 하동 등 현지로 달려가 물건 구하기에 혈안이다. 한 양상추 유통업자는"현지서 상태가 좋은 양상추는 부르는 게 값"이라며 "하동에서는 10kg에 10만원을 주겠다고 한 대기업 바이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급 부족은 겨울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산 양상추가 배로 오려면 운송과 검역 등을 거쳐 한 달 가량 걸린다. 대만에서 공수할 수 있지만 대만도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다. 가락동 한 관계자는 "시장에 내놓지 않고 냉장 창고에 보관하는 양상추 물량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햄버거 왜 이래" 속 열어보고 깜짝…양상추 사라진 이유 ㅣ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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