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라오·차백도·헤이티·패왕차희 등 국내 진출 속도
韓 시장에서 성공하면 日·동남아 등 진출 유리 판단
강남·홍대·명동 등 전략적 상권서 인지도 확립
시장 포화 속 경쟁 과열 전망
중국의 외식·밀크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탕화쿵푸·하이디라오 등 마라탕·훠궈 전문 프랜차이즈에 이어 차백도·미쉐·헤이티 등 다수의 밀크티 브랜드가 서울 주요 상권에 진출했다. 중국 본토의 내수 성장 둔화 속에서 한국을 해외 시장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외식·차(茶) 브랜드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중국 최대 밀크티 브랜드 패왕차희(覇王茶姬) 운영사 차지홀딩스는 현재 패왕차희코리아 합작 법인(JV) 설립을 위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유통 기업 등과 협상 중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JV를 세운 후 국내 1호점을 낼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에 첫 매장을 낸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백도는 19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 시장에 진출한 밀크티 프랜차이즈 헤이티는 강남·명동·홍대 상권을 중심으로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밀크티 브랜드 미쉐는 지난 2022년 한국에 진출한 뒤 서울 대학가를 중심으로 12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중국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2014년 국내에 진출한 하이디라오는 올해 대구에 11호점을 열 계획이다. 하이디라오는 지난해 국내 매출 7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매출은 1000억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마라탕·마라샹궈 전문 브랜드 탕화쿵푸의 지난해 매출은 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47%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 매장은 494개다. 2020년 한국에 진출한 중국식 생선찜·구이 전문 프랜차이즈 반티엔야오 카오위는 강남·홍대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6개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 성장 둔화 돌파구로 삼은 한국
이처럼 중국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엔 본토 내수 시장 성장 둔화가 자리한다. 중국 외식 전문 매체 훙찬망에 따르면 지난해 식당·카페·베이커리 등 300만 개 매장이 폐업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수 시장은 이미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성장세도 둔화됐다”며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을 수밖에 없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인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성공 사례가 되면 미국·일본·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유리하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 차백도는 한국 진출을 발판 삼아 스페인·뉴질랜드·태국·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해외 시장 확장의 시험대로 평가된다”며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해외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보증 수표가 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들 브랜드가 주로 입점한 상권은 강남·홍대·명동·압구정 및 대학가 등이다. MZ세대(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와 인플루언서, 외국인 관광객 등 소비를 통한 체험을 우선시하는 소비자가 밀집한 지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면 소비자 접점이 많아야 한다”며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 입소문도 무시할 수 없다. 인지도를 쌓는 데 적임지라는 판단에 따른 전략”이라고 했다.
최근 소비 경향이 프리미엄 vs 초저가로 극명하게 나뉜 한국 시장이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인 브랜드와 저가 제품으로 승부를 보는 브랜드가 공존하는 한국 시장에서 해외 진출 전략을 쌓는 것”이라고 했다.
경쟁 과열이냐 새로운 기회냐 엇갈리는 시각
중국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국내 진출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프랜차이즈 국내 가맹점 수는 약 30만1000개, 전체 매출액은 약 10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국 외식 시장은 경쟁이 포화한 상태”라며 “대규모 자본과 본토 공급망까지 갖춘 중국 브랜드들의 대거 유입은 단기적으로 가격·물량 경쟁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밀크티나 훠궈, 마라탕 등을 선보이는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많은 편”이라며 “비슷한 메뉴와 맛·향으로 승부를 보는 만큼 마케팅 과열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치열한 경쟁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거라는 시각도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치열한 경쟁이 차후 가격 인하로 이어지거나 세분화한 소비자 욕구에 맞춘 신메뉴 개발로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Why] 中 외식·밀크티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韓 시장 진출 속도 내는 이유는 ㅣ 중앙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