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도 주52시간제·퇴직금·4대보험 등 적용 받아
배달플랫폼·프랜차이즈 업계 "인건비 상승" 등 우려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배송기사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우선 인정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이 논의되며 유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제도가 시행될 경우 노동자 보호는 강화되지만 업계에서는 인건비 급증과 고용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을 준비 중이다. 해당 패키지는 근로자 추정제를 핵심으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을 함께 묶는 방식이다.
이중 근로자 추정제는 노무 제공 사실만 확인되면 우선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업주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근로자로 인정하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노동자가 직접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했지만 제도 도입 시 입증 책임이 사용자에게 넘어간다.
제도가 시행되면 배달 라이더, 택배 기사, 편의점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등 다양한 형태의 종사자들이 최저임금·주52시간제·퇴직금·주휴수당·4대 보험 등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게 된다.
다만 배달플랫폼과 프랜차이즈 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최저임금 인상과 소비 침체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이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건별 수익을 기반으로 한 유연한 노무 제공 구조 자체에 흔들릴 수 있다. 업계는 건당 수익이 다른 라이더에게 최저임금을 어떻게 작용할지,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라이더의 사용자성을 어느 회사로 볼지 등 현실적인 쟁점이 산적해 있다고 보고 있다.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법안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인건비 부담만 수천억원대로 늘어날 수 있다"며 "배달비 인상은 물론 음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달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배달라이더 규모는 직고용·프리랜서·간헐적 고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어 정확한 수치를 산출하기 어렵지만 업계는 약 4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물론 (플랫폼이 중복되는) 라이더들도 있겠지만 이를 제도에 따라 고용하면 연간 2000억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라이더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금과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면 라이더들의 실질 소득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청년들은 지난 2022년 직고용 라이더 모델을 표방하며 딜리버리N을 설립했지만 지난해 법인 청산을 발표했다.
당시 딜리버리N은 연봉 약 4600만원과 인센티브·보험·퇴직금·안전장비 등을 지원하며 정규직 라이더 수요 검증을 진행했으나 출범 1년 만에 채용 목표 100명 중 30여명의 라이더만 확보되는 등 구인난이 지속된 바 있다. 일부 라이더들은 정시 출퇴근과 자율성 침해 등을 이유로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근로자 추정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가맹점의 경우 아르바이트와 단기 인력이 유연한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근로자 추정 범위가 확대되면 인건비 부담이 가맹점주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소단기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까지 일률적으로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업주가 반증하도록 하는 구조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라며 "고령의 가맹점주나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자영업자들은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인건비 부담은 고용 축소와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그 부담은 소비자가 떠안는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프리랜서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본업 외 N잡으로 플랫폼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모두 동일하게 근로자로 인정하면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본업 여부와 지속성 등을 고려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 정부 근로자 추정제 도입 추진…배달플랫폼·프랜차이즈 긴장 ㅣ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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