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산업이 지난 6년간 매년 5% 넘게 성장하며 시장 규모가 지난해 3조 7000억 원을 넘어섰다.
커피믹스 중심이던 소비가 원두커피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저가·대용량 커피 수요도 커지면서 국내 커피시장이 프리미엄과 실속형으로 뚜렷하게 양분되고 있다. 국내 외식업체 7곳 중 1곳이 커피전문점일 정도로 외식 산업의 중심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커피산업과 소비 동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 커피산업 전체 시장 규모는 3조 73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2조 7553억 원과 비교하면 35.6% 증가한 규모로, 지난 6년간 연평균 5.2% 성장했다.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국내 식품·외식산업의 주요 성장 분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커피믹스 가고 원두 왔다... 고급화와 저가형 양극화
국내 커피 산업 시장규모와 커피전문점 사업체 및 종사자 추이
▲국내 커피 산업 시장규모와 커피전문점 사업체 및 종사자 추이 ⓒ 농림축산식품부관련사진보기
산업 생태계와 소비 트렌드의 지형 변화도 가파르다. 2023년 기준 커피 가공업 사업체 수가 1660개로 전년보다 8.0% 줄어들며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소비자 접점인 커피전문점은 전년보다 5.7% 증가한 10만 6452개를 기록했다.
AD
전체 외식업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2018년 9.3%였던 커피전문점 비중은 2023년 13.4%까지 상승했다. 외식업체 7곳 가운데 1곳이 커피전문점인 셈이다.
소비 행태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품목별로는 볶은 커피(원두) 시장이 2024년 1조 3225억 원을 기록하며 최근 6년간 연평균 15.8%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과거 시장을 이끌던 커피믹스 등 조제 커피는 연평균 0.5% 감소해 소비 중심축이 이동했음을 보여줬다.
국내 커피산업 세부 품목별 시장규모 추이
▲국내 커피산업 세부 품목별 시장규모 추이 ⓒ 농림축산식품부관련사진보기
다만 소비자의 선택이 일제히 고급화한 것은 아니다. 원두 품종과 로스팅 방식, 맛 등을 따지는 스페셜티 커피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출퇴근길이나 식사 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저가 커피와 대용량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목적과 상황에 따라 가격과 품질을 선택하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프리미엄과 실속형 시장이 함께 커지는 이원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소비층의 세분화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에도 한국 시장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양한 가격대와 브랜드, 메뉴가 공존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커피 브랜드가 동아시아 시장 진출에 앞서 시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핵심 테스트베드(Testbed,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료 100% 수입 의존 속 K-원두 수출 급증... 이스라엘이 최대 수출국
국내 주요 수출국의 수출금액 및 비중
▲국내 주요 수출국의 수출금액 및 비중 ⓒ 농림축산식품부관련사진보기
국내 커피산업의 원료 수입 의존도는 여전히 높았다. 2024년 커피 원료 수입량은 20만 4841톤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수입액은 13억 709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수입에만 의존하는 산업 구조 속에서도 커피 관련 제품의 수출은 증가했다. 2024년 커피 관련 제품 수출액은 2억 2960만 달러로 전년보다 4.6% 늘었다.
특히 전체 커피 수출량 3만 5349톤 가운데 98%를 인스턴트 커피가 차지했다. 최근에는 볶은 원두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 국내 로스팅 기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커피의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볶은 원두 수출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46.8% 증가했다.
수출 대상국도 다변화되고 있다. 2024년 커피 수출액 기준으로 이스라엘이 18.1%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중국 15.4%, 호주 7.1%, 필리핀 6.5%, 칠레 5.7%가 뒤를 이었다. 2022년까지 1위였던 중국을 제치고 이스라엘이 2023년부터 한국 커피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국내 커피산업은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과 실속형 시장이 동반 성장하는 매우 역동적인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식품외식 정보분석 사업을 통해 업계가 필요로 하는 시장 정보를 적기에 제공하는 한편, 커피 제조 및 유통 과정에 푸드테크(FoodTech) 접목을 지원하고 K-푸드+(플러스)의 핵심 수출 품목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정책 지원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